7월 1일 연중 제12주간 토요일
백인대장은 예수님 시대에 로마 군대의 지휘관으로 이방인이었습니다. 부하
백 명을 지휘하는 이는 백인대장, 천 명을 지휘하는 이는 천인 대장이라 불
렸습니다.
복음에서 백인대장은 두 번, 곧 오늘 복음 내용과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
신 뒤에 등장합니다. 백인대장은 자신의 종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예
수님께 자비를 청합니다. 그런데 예수님께서 몸소 종을 고쳐 주시겠다고 말
씀하시자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. “주님,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 모실
자격이 없습니다.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.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
다.” 아마도 백인대장은 예수님을 배려하고자 하였을 것입니다. 당시 유다인
들은 이방인의 집을 방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어울리지도 않았기 때문입
니다. 지금도 우리가 미사의 영성체 전에 함께 고백하는 이 백인대장의 응답
은 그의 믿음을 잘 드러냅니다. 그는 계속합니다. “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
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,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
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.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.”
예수님께서는 그의 태도에 감탄하시며 말씀하십니다. “나는 이스라엘의 그
누구에게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.”
백인대장은 우리의 믿음이 어떠하여야 하는지 잘 보여 줍니다. 그는 믿
음을 이론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이해하였습니다. 우리는 보편적인 믿음
을 고백하면서도 각자의 삶 안에서 주님의 자비와 사랑을 구체적으로 받아
들여야 합니다. 이렇게 할 때에 주님께서는 멀리 계시는 분이 아니라 ‘나’의
삶 안에 함께하시는 분이 되실 수 있습니다.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